1. 영화 <20세기 소녀> 줄거리
1999년 청주, 미국에 수술받으러 갈 예정이던 '연두'에게 짝사랑하는 남학생이 생깁니다. 연두의 마음을 훔친 주인공은 며칠 전 연두네 교복 가게에 찾아온 손님이었습니다. 당황해 넘어진 연두를 잡아주는 친절함과 잘생긴 얼굴까지 갖춘 남자의 이름은 '백현진'이었습니다.
사랑을 좇아 미국행을 포기하겠다는 친구를 달래기 위해 주인공 '보라'가 생각해낸 아이디어는 자신이 현진의 일상을 매일 메일로 보내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연두는 미국으로 떠나고, 보라는 현진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보라는 현진의 뒤를 밟으며 그의 키, 취미, 인간관계까지 모든 걸 샅샅이 파헤칩니다. 좀 더 가까이서 현진을 조사할 방법을 궁리하던 보라의 눈에 운동장에서 뛰다가 넘어진 현진이 눈에 들어옵니다. 보라는 몰래 현진을 따라 보건실에 들어가 현진이 어느 동아리에 들어가는지 알게 됩니다. 하지만, 동아리에 합격한 사람은 보라뿐이었고 다행히 그곳에는 현진의 절친한 친구 '풍운호'가 있었습니다.
별다른 진전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보라의 눈에 들어온 것은 현진의 '삐삐'였습니다. 보라는 삐삐 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광고 전화인 척 전화를 걸게 되는데, 운호에게 이를 들키고 맙니다. 이를 빌미로 보라에게 비디오를 빌려오라고 하는 운호 때문에 학교에 비디오를 들고 오게 됩니다. 하필 소지품 검사로 인해 벌을 서게 된 그녀 앞에 나타난 운호는 비디오만 가지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그날 밤 운호가 현진을 데리고 보라의 비디오 가게에 찾아오게 되고, 현진의 삐삐번호를 알아내는 데에 성공하게 됩니다.
보라는 현진과 친해지려 접근했던 운호에게 점점 마음을 열게 됩니다. 그러는 사이 현진의 인기는 점점 많아져 일진들의 여자친구들까지 꼬이기 시작합니다. 위기에 놓인 현진을 구해준 보라는 이 사건을 계기로 현진과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리고 보라는 현진에게서 사귀자는 이야기를 듣게 되어 크게 당황합니다.
어느덧 학기가 끝나 여름방학이 찾아오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운호가 보라네 가게 맞은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됩니다.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 그리고 연두가 수술을 마치고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연두가 운호의 이름을 현진이라고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연두에게 사실을 말하려 하지만, 연두의 수술 자국을 본 보라는 차마 말하지 못하고 맙니다.
과연 보라는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까요?
2. 영화 <20세기 소녀> 감상
청춘 영화 하면 아무래도 역시 대만 영화가 강세였기 때문에 이러한 한국 영화들이 참 반갑게 느껴진다. 그런데 왜 항상 둘이 이어지는 엔딩이 드문 것일까?
내가 본 재미있게 보았던 대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또한 둘이 이어지는 엔딩은 아니었지만, 여자 주인공의 행복한 결혼식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20세기 소녀>는 남자 주인공이 결국 둘이 만나지 못하고 사망하는 엔딩이라니, 정말 추억으로만 그를 회상할 수 있게 되었다.
20년이 지난 후, 여자 주인공은 한 소포를 받게 된다. 그것은 둘의 추억을 담은 사진과 영상들이 전시된 전시회의 티켓과 비디오였다. 그 전시를 연 것은 운호의 동생, 조셉이었다. 시간이 흘러 운호가 촬영한 영상들을 발견한 조셉이 운호와 보라를 위해 이러한 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아마 운호의 사망 소식을 빠르게 알았더라면, 보라는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수도 있었을 것 같다. 02년의 보라는 운호라는 이름만 들어도 눈물을 흘리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근데 현진이는 절친이었는데, 이 소식을 아예 몰랐던 것일까? 하여튼, 오히려 20여 년이 흐른 후 보라가 성숙해졌을 때 이러한 소식을 들어서 정말 그를 추억으로 보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배우들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 <20세기 소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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